'충분히 좋은' 디지털 트윈이 경쟁력인 시대

(출처: EmmaStock/stock.adobe.com; AI로 생성)
스마트 제조에서, 디지털 트윈은 공장의 현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일어날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엔진 역할을 한다. 그만큼의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려면 디지털 트윈은 얼마나 정확해야 할까? 이는 간단히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정확성은 디지털 트윈이 실제 시스템을 얼마나 정밀하게 반영하는지 뿐만 아니라, 누가 어떤 목적과 제약 조건에서 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디지털 트윈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가 한계를 드러내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엔지니어들은 측정된 토크와 압력 신호를 반영하면서 데이터 기반 모델을 통해 내부 상태나 열화 추세를 추정하는 디지털 트윈이 장기적인 자산 활용도를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도를 높인다'는 부분에서 이러한 맥락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확도는 상대적인 지표이며, 모든 활용 사례가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글에서는 산업 환경에서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 트윈의 조건을 설명하며, '정확도'는 완벽함이 아니라 맥락, 사용자 요구, 그리고 투자 대비 수익(ROI)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확도를 재정의함으로써 제조회사는 정밀도, 비용, 목적 간의 균형을 맞추고, 측정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다.
누구를 위한 정확도인가?
디지털 트윈의 정밀도를 평가하는 첫 번째 단계는 그 결과를 사용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정의하는 것이다. 예측 결과가 인간 운영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상위 제어 계층에 전달하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정확도는 달라진다.
인간이 개입하는 시스템에서는 데이터가 대시보드, 보고서, 또는 알림 형태로 시각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허용되는 지연 수준이 비교적 크며, 근사값도 보정되거나 맥락 속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디지털 트윈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로봇 팔의 궤적을 조정하는 제어 시스템처럼, 기계가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는 경우에는 실시간 정확도에 대한 요구가 급격히 높아진다. 작은 지연이나 반올림 오차, 또는 누락된 변수만으로도 시스템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 내에서도 디지털 트윈은 매우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패키징 라인에서 자재 흐름을 모델링하는 개별 이벤트 시뮬레이션은 밀리초 수준의 정확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픽앤플레이스 로봇의 고정밀 디지털 트윈은 제어 시스템이 정밀도와 가동 시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터의 온도, 토크, 위치에 대한 정밀한 피드백을 높은 샘플링 속도로 제공해야 할 수 있다.
누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는다면 디지털 트윈의 정확도에 대한 논의는 모호해지고 실제 적용으로 이어지기 어려워진다.
정밀도 향상에는 비용이 따른다
보다 정확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지만, 여기에는 비용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센서, 더 빠른 데이터 수집, 더 잦은 보정, 더 엄격한 동기화, 그리고 더 높은 연산 자원을 요구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최종적으로 몇 퍼센트의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높은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더 높은 정밀도를 추구한다는 것은 제조회사로서는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제조회사들이 디지털 트윈을 도입해야겠다고 결정할 때는, 디지털 트윈이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만큼 충분히 정확하다고 그 활용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때이다. 기업들은 처음부터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새로운 데이터를 점진적으로 추가하고 머신러닝(ML)을 활용해 예측 성능을 개선하면서 디지털 트윈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반복적 접근 방식은 가치 창출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만약 95% 수준의 디지털 트윈을 오늘 도입하면 전보다 빠르게 실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반면, 정확도를 95%에서 98%로 끌어올리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리는 것은 생산성 개선을 지연시키면서도 ROI는 크게 높이지 못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실제 사례를 살펴봐도, 지속적으로 학습해 나가는 것이 이론적으로 거의 완벽한 재현을 추구하는 것보다 이점이 더 크다.
오차 발생의 원인 이해하기
정확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제조회사는 시스템 내에서 오차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초기 모델
모델 설계는 디지털 트윈 정확도의 기반을 형성한다. 초기 모델이 중요한 변수를 누락하거나, 다른 작업 현장의 구성을 그대로 재사용하거나, 특정 공장의 고유한 동작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현실과 일치할 수 없다. 디지털 트윈은 각 적용 환경의 물리적·운영적 맥락에 맞게 최적화되어야 한다.
데이터 누락
센서의 적용 범위와 품질은 데이터의 기반을 형성한다.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데이터는 정밀도를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샘플링 부족, 보정되지 않은 센서, 또는 잘못된 센서 배치는 디지털 트윈에 잡음과 사각지대를 포함시킬 수 있다.
지연 시간
지연 시간과 동기화는 실시간 활용성을 좌우한다. 아무리 정확한 데이터라도 늦게 도착하면 쓸모가 없을 수 있다. 시간이 관건인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예측이 가치가 있을지 그렇지 않을지를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속도가 전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들 요인의 영향을 완화하려면 시스템 수준의 설계가 필요하다. 견고한 디지털 트윈은 모델의 정교함뿐만 아니라 센서,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연산 인프라, 통신 인프라를 포함한 공장의 물리적 아키텍처 전반에 크게 의존한다.
이산 이벤트 모델과 고정밀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 구축에는 두 가지 주요 모델링 접근 방식이 사용된다: 이산 이벤트 시뮬레이션(DES)과 고정밀 물리 기반 모델링이다.
DES 모델은 거시적인 수준에서 동작한다. 부품이 전체 공정 흐름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자원 활용이 언제 가능한지, 그리고 시스템 수준에서 지연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일정 관리, 처리량 분석, 레이아웃 최적화 등에 널리 활용된다. DES 모델은 물리적 현상보다는 흐름과 타이밍에 더 중점을 둔다.
반면 고정밀 모델은 특정 장비나 공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모델은 용접 헤드의 내부 온도, 스핀들의 각속도, 또는 유압 실린더 내부 압력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은 세밀한 센서 데이터에 의존하며, 일반적으로 제어 루프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많은 최신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이 두 가지 모델링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핵심은 사용 목적에 맞는 기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예컨대 공급망 병목 현상을 고정밀 로봇 모델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연산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며, 반대로 선반의 베어링 열화를 진단하는 데 DES 모델을 사용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선택이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부터의 학습
아무리 잘 설계된 디지털 트윈이라도 결국에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제조 환경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예상치 못한 장비 고장,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또는 공급망 차질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중단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제조회사는 디지털 트윈이 학습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이러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점점 더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고장이 발생하면, 제어 시스템은 과거의 데이터를 재생하여 디지털 트윈의 예측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 이러한 포렌식 루프를 통해 작업팀은 격차를 식별하고, 모델을 재학습시키며, 향후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자산 간 공유 학습도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풍력 터빈군에서 한 개의 터빈이 일반적이지 않은 진동 패턴으로 고장났다면, 작업자는 해당 고장 패턴을 다른 모든 디지털 트윈에 반영하여 동일한 고장을 예방할 수 있다. 일부 OEM 회사들은 고객과 공급회사 간에 현장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교환하여 고장 예측 모델을 강화하는 공유형 디지털 트윈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검증과 ROI
정확도 검증은 여러 상호보완적인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과거 데이터 재생은 이미 결과가 알려진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며, 모델 성능에 대한 기준선을 제공한다. 통계적 오차 분석은 오탐지와 미탐지를 정량화하여 디지털 트윈이 어디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지를 보여주는 패턴을 드러낸다. 또한 원인 추적은 모델의 편차를 그 근본 원인과 연결함으로써, 문제가 센서 배치, 모델 가정, 또는 데이터 처리상의 공백에서 비롯된 것인지 여부를 식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자 대비 수익(ROI) 평가 역시 상호 연결된 여러 차원에서 평가될 때 의미를 갖는다. 재무적 성과는 일반적으로 폐기물 감소, 에너지 절감, 수율 향상 등을 통해 나타나며, 이는 지속적인 투자를 정당화하는 직접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진다. 운영 측면의 개선은 설비 종합 효율(OEE) 향상, 처리량 증가, 교체 시간 단축 등으로 나타나며, 생산 라인 전반에 걸쳐 누적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전략적 이점은 안전성 향상, 지속가능성 지표 개선, 작업자 만족도 향상 등을 포함하며, 이는 단기적인 제조 지표를 넘어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가장 정확한 디지털 트윈은 입력 데이터가 가장 많거나 오차가 가장 낮은 모델이 아니다. 공장의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는 측정 가능한 개선을 제공하는 디지털 트윈이 바로 가장 우수한 디지털 트윈이다.
맺음말
제조회사들이 보다 스마트하고 연결된 운영 환경을 향해 나아가면서, 기업들은 완벽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목적에 적합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데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충분히 좋은" 디지털 트윈은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통해 적응하며, 공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진화한다. 신뢰성을 사용자 요구와 일치시키고, 실제 오차의 원인을 이해하며, 이론적인 정밀도보다 반복적인 개선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제조회사는 불필요한 복잡성 없이 투자 대비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가장 가치 있는 디지털 트윈은 확장 가능하고, 학습하며, 측정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디지털 트윈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헥터 바레시(Hector Barresi)는 산업 자동화, 스마트 제조 및 디지털 전환(DX)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자문가이자 컨설턴트다. 하니웰(Honeywell), 다나허(Danaher), IDEX, GE(General Electric) 등 글로벌 기업에서 주요 임원직을 역임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혁신 조직을 이끌어온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시장 최초의 산업용 무선 센서 라인업인 하니웰 ‘XYR5000’ 개발을 주도했으며, 페인트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스마트 틴팅 플랫폼 ‘틴텔리전스(Tintelligence)’를 개척하는 등 산업 현장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