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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터넷은 정말 ‘죽어가고’ 있는가?

(출처: sdecoret/stock.adobe.com)

 

‘죽은 인터넷 이론(Dead Internet Theory)’은 인터넷에서 사람이 직접 만든 콘텐츠와 상호작용은 점점 줄어들고, 봇(bot)이나 인공지능(AI)이 생성하고 확산하는 콘텐츠와 활동이 인터넷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는 주장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인터넷이 사람을 위한 공간에서 AI와 봇이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공간으로 변하면서, 인터넷의 진정성과 신뢰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이론은 처음에는 음모론에 가까운 과장된 주장으로 시작했을 수도 있겠지만, 지난 몇 년 동안 AI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단순한 추측으로 여겨졌던 이야기가 이제는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급격히 발전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알고리즘 역시 점점 더 획일적인 미디어 스타일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이는 인터넷에서 느껴지는 공허하고 식상한 느낌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죽은 인터넷’이 초래하는 위험은 가짜 콘텐츠와 실제 콘텐츠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면서 현실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고, 신뢰가 무너지는 데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유용한 지식과 소통의 공간으로 찾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도 발생합니다. 진정성이 떨어지는 봇 생성 콘텐츠를 학습한 AI 모델이 동일한 유형의 콘텐츠를 더욱 많이 생성하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대응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방식뿐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고, 자사 제품 및 공개 정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죽은 인터넷 이론의 기원과 지금 다시 주목받는 이유, 그 영향,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죽은 인터넷 이론’의 기원

죽은 인터넷 이론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2021년으로, 인터넷상의 트래픽과 상호작용 대부분이 봇에 의해 발생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이 이론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이러한 주장이 사실일 것이라 믿기 어려웠습니다. 당시에는 자동화 기술의 역량이 지금만큼 강력하지 않았고, 정보가 실제 존재하는 주체에서 비롯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링크드인(LinkedIn)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면, 게시물이 동일한 형식과 유사한 콘텐츠 패턴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럼의 답글이나 게시물 아래 댓글 역시 모두 비슷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이 밋밋하고 일반적인 축하, 동의 또는 감사의 표현으로 가득한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필 사진조차 지나치게 완벽하게 다듬어져 실제 사진이 아니라 조작되거나 과도하게 편집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죽은 인터넷 이론'이 지금 다시 주목 받는 이유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기타 생성형 AI는 매우 설득력 있는 텍스트, 이미지 및 동영상을 생성하는 능력을 점점 더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감독 없이도 정교한 워크플로우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봇이 봇을 위해 운영하는 인터넷”이라는 주장이 점점 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생성 모델이 새롭게 출시될 때마다 생성되는 결과물은 더욱 사실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봇이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사람이 봇처럼 게시물을 작성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인터넷에서 느껴지는 ‘죽은’ 듯한 느낌을 생성형 AI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소셜 미디어, 검색 엔진, 및 대부분의 대형 콘텐츠 큐레이션 사이트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실제 참여와 소통보다는 측정 가능한 지표에 맞춰 상호작용이 최적화되며, 해당 콘텐츠는 피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관심을 끌 만큼 독특하고 흥미롭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스타일이 결합되면서 그 결과는 일반적이고 획일적인 ‘참여 유도용 콘텐츠 슬롭(engagement slop)’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알고리즘 기반 큐레이션 환경은 사람이 AI 생성 콘텐츠를 모방하는 행동을 하도록 장려하고 보상하기도 하며, 이는 인터넷이 ‘죽었다’고 느끼게 만드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의미 있는 팔로워를 확보하거나 생산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항상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콘텐츠는 좋은 반응을 얻지만, 어떤 콘텐츠는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자동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시도 자체가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그 이유는 자주 변경되면서도 개선 방법에 대한 피드백은 거의 제공하지 않는 블랙박스 알고리즘이 콘텐츠의 노출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해당 작업을 외주화 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실패하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생성형 모델을 사용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형태의 봇과 함께 AI를 활용해 성공 가능성을 분산시키려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인터넷에 어떤 의미를 미치게 될까요?

 

지식, 신뢰 및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

고객이 기업의 블로그 게시물을 읽었는데, 해당 글이 사람의 검토 없이 전적으로 AI로 생성된 콘텐츠였고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거나 제목과 전혀 무관한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해당 기업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악화될 것입니다. 또한 게시물이나 포럼에 스팸 댓글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사용자는 해당 사이트가 봇 또는 검증되지 않은 사용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인터넷 이용자가 자신이 읽고 소비하고 학습하는 콘텐츠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소통하고 있는 상대방이 실제 사람인지 자동화된 프로세스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면, 인터넷을 정보의 원천으로 활용하거나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공간으로 계속 사용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인식론적 붕괴(epistemic collapse)’입니다. 이는 허위 정보와 진실을 구분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관계의 붕괴(relationship breakdown)’입니다. 온라인 관계를 형성하는 기반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모두 인터넷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오프라인으로 물러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암울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에 대응할 방법은 있습니다.

 

기업의 대응 방안

기업 차원에서 온라인 활동을 전개하는 기업은 ‘죽은 인터넷 이론’의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객에게 중요한 영역에서는 AI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신뢰가 손상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AI 자동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AI 사용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중에게 공개되는 정보가 정확한지 검증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둘째, 기업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백서나 블로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죽은 인터넷’이라는 느낌을 피하려면 전문가에게 투자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대신 해당 분야의 실제 소비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셋째, 일정 수준의 사용자 인증이 필요한 폐쇄형 커뮤니티와 포럼을 구축하면 봇의 활동을 억제하고 진정성 있는 교류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적절한 콘텐츠 관리 역시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과 커뮤니티 구성원에게 AI 생성 콘텐츠의 특징과 징후를 교육하고,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처음에는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으로 시작했던 ‘죽은 인터넷 이론’이 이제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그리고 큐레이션 알고리즘이 인터넷의 여러 영역을 가득 채우면서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진짜 콘텐츠와 가짜 콘텐츠를 점점 더 구분하기 어려워지면서 인터넷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출처로서의 신뢰성을 완전히 잃을 위험에 처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브랜드의 존재감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공간으로서도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기업은 이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에서 AI 사용을 제한하고, 커뮤니티 구성원이나 공개 예정 콘텐츠에 대한 검증 원칙을 유지하며, AI 생성 콘텐츠의 특징과 징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AI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터넷의 미래를 단순한 봇 트래픽으로 가득 찬 공허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지식을 배우는 공간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Becks Simpson벡스 심슨(Becks Simpson)은 AlleyCorp Nord의 머신러닝 리드(Machine Learning Lead)로 Profile Photo of Becks Simpson활동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개발자, 제품 디자이너, 머신러닝 전문가들과 함께 고객의 AI 제품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딥러닝 및 머신러닝 분야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로운 딥러닝 기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제 문제 해결에 직접 적용하는 연구 업무부터, 실제 환경에서 AI 모델을 학습·배포하기 위한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아키텍처 설계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또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AI 및 데이터 전략 수립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며 AI 기술의 실질적인 사업화와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