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3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 운전 책임 주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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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발전하는 자율주행 기술
2021년 혼다가 일본에서 레벨 3을 탑재한 레전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2024년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 옵션이 적용된 SAE 레벨 3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S클래스 및 EQS 세단 모델을 미국에 출시했다. 이와 같은 차량들은 자동차 기술의 최첨단에 있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자동차에 책임을 전가하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규제 프레임워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ADAS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운전자의 역할에 대해 재고해 보고, 법률 및 규제 분야도 발전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주행 자동화에 대한 SAE 레벨
레벨 3은 기술 및 책임 측면에서 상당한 도약을 의미한다.그림 1의 SAE 표를 보면, 레벨 3은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실제로 운전자가 아닌 시나리오 중 첫 번째 레벨이다. 레벨 3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제조사에서 책임을 진다. 자동차가 곧 “운전자”라는 의미이다.

그림 1: SAE의 주행 자동화 레벨. (출처: SAE International)
레벨 2와 레벨 3의 차이는 기술만큼이나 법규에 따른 차이도 크다. 레벨 2와 레벨 3 차량 모두 다른 차량 뒤에서 속도를 유지하며 차선을 지킬 수 있다. 차이점은 레벨 2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레벨 3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제조사에서 책임을 진다. 이 중요한 차이점은 법의 관점에서 볼 때 운전자는 레벨 3 자동화 기능이 활성화된 차량을 실제로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레벨 2에서 레벨 3으로 넘어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과제는 바로 인적 요소이다. German Insurers Accident Research의 한 연구에서는 자동화 기능이 활성화된 동안 운전자 인수를 요청하는 레벨 3 차량을 에뮬레이션하는 운전 시뮬레이터에 운전자를 배치했다.[i]그 결과, 특히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콘솔 내 테트리스 게임 등 운전 외적인 작업에 몰두한 운전자는 그렇지 않은 운전자보다 페달에 발을 올리고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도로, 속도계, 백미러를 주시하는 데 5초가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초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시속 120km/h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은 그 시간 동안 165m를 이동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레벨 3의 위험과 보상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 주의가 산만한 사람이 작업을 빠르게 전환하면 시스템에 큰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포드의 자율주행차 초기 테스트에서 테스트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잠이 들었다.[ii] 메르세데스-벤츠의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은 자율주행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설정하여 인적 요소를 완화한다. 카메라는 운전자가 깨어 있으며 도로를 주시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센서는 시트가 기울어지는지 감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포드의 졸음운전 테스트로부터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
운전자는 차선 표시가 마모되었거나 기상 조건으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 어디로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판단해야 할 때가 있다. 또한 공사 구역에서는 임시 차선 표시를 사용하여 새로운 교통 패턴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응급차가 지나가는 상황이나 교통경찰의 수신호는 도로 표지판과 신호등보다 우선시되기도 한다. 때로는 인접 차선을 이용해 도로의 포트홀이나 잔해물을 피해야 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엔지니어링 과제는 자율주행차들이 도로를 질서 정연하게 주행하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진정한 과제는 차량이 명시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특수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머신러닝이 중요해진다. 이미 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이 기록한 시나리오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알고리즘을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한다. 그런 다음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이 서로의 경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차량에 무선 업데이트를 푸시하여 피드백 루프를 완성할 수 있다.
기술은 경이로우나, 법적 문제는 복잡하다
레벨 3 차량은 기술적 관점만큼이나 법적 관점에서도 복잡하다(그림 2). 운전자와 차량 간에 서로 책임을 넘기는 것은 미국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업무에 적용되는 규제 환경과 표준을 이해해야 한다.

그림 2: 자율기능의 향상에는 법률의 발전 또한 뒤따라야 한다(출처: Studio Romantic / stock.adobe.com)
자율주행 차량은 흥미로운 법적 엣지 케이스(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특정 조건에 따라 결과가 변하는 경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스마트 서먼(Smart Summon)이라는 옵션을 제공하여 차량이 주차된 위치에서 사용자에게 스스로 운전해 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법적 관점에서 볼 때, 자동차 사용자는 실제로 자동차에 탑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발생시킨 모든 피해에 대해 여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레벨 2 지원 차량 내 운전자가 착각하여 레벨 3 또는 레벨 4 차량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와 차량의 책임에 대해 숙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 기능의 한계를 운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하며, 운전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에는 여전히 운전자 스스로 차량을 제어해야 한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미래
레벨 3 자율주행차는 도로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이다. 이 최첨단 기술은 현재 제한된 지역에서만 사용되고 있지만, 레벨 1 및 레벨 2 ADAS 기능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널리 보급되고 있다. 도로에서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더 스마트한 차량은 기술 및 법적 한계를 뛰어넘는다. 레벨 4 소비자 차량 시대로 나아가는 길에는 레벨 3 및 상용 레벨 4 차량에서 배운 것을 개선하고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는 것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i] Zhuoqun Dai, Yang Li, Max Caspar Sundermeier, Tobias Grabe, and Roland Lachmayer. “Lidars for vehicles: from the requirements to the technical evaluation,” 2021, https://www.repo.uni-hannover.de/bitstream/handle/123456789/11439/Dai2021_Lidars_for_vehicles.pdf?sequence=4.
[ii] Michael Cantu, “Ford Engineers Can’t Stay Awake in Driverless Cars,” MotorTrend, February 20, 2017, https://www.motortrend.com/news/ford-engineers-cant-stay-awake-in-driverless-c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