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신세계를 선보이는 웨어러블 기술
글 : SJ 바락(SJ Barak)
제공 : 마우저 일렉트로닉스(Mouser Electronic)
<출처 : macrovector - stock.adobe.com>
지금은 웨어러블(wearable)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웨어러블이라 하면 주로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트래커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웨어러블은 여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훨씬 더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들을 포괄한다.
지난 10년 동안 웨어러블 시장이 피트니스 트래커 쪽으로 치중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기술이 만보계나 심장 모니터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다른 트래커 제품들처럼 진부한 것은 아니다.
최신 웨어러블 기술은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해 코르티솔 수치를 비롯하여 모든 활력 징후를 측정할 수 있는 피부와 같은 반창고,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웨어러블 헤드밴드뿐만 아니라 감염이나 성병을 인식, 예방,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체액의 pH 및 기타 바이오마커를 측정할 수 있는 치료용 속옷과 같이 공상과학에서나 나올법한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웨어러블 기술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지원함은 물론 사람들이 이동 중에 오염원이나 감염성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공기 정화 헤드폰에도 적용된다. 이처럼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공기 정화 웨어러블과 관련해서는 지난 2년 동안 하이테크 안면 가리개 열풍이 불며 많은 전자제품 회사들이 HEPA 필터를 갖춘 동시에 착용자의 목소리를 증폭시켜 너무 작게 들리지 않도록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된 마스크 제품들을 출시했다. 심지어 일부 회사들은 충전식 및 탈착식 환기 장치와 함께 제공되는 세련되면서도 공상과학적인, 재사용 가능한 안면 마스크를 출시하며 스마트 마스크의 유행을 더욱 촉진했다.
필터 교체 방법도 간단하다. 새 필터를 환기 장치 카트리지에 넣거나 무선 충전 케이스에서 마스크를 충전하기만 하면 된다. 충전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원하는 대로 색이 바뀌는 자외선 제품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스는 자외선을 이용해 장치를 전체적으로 소독하기 때문에 제품을 청결한 상태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웨어러블 기술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머지않아 야구 선수들은 곧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투구하게 될 것이다. 2022년 초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사인을 전달하고 경기를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는 웨어러블인 피치컴(PitchCom)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2021년 마이너리그에서 윤곽을 드러낸 이 디바이스는 2022년 4월 스프링 캠프 기간 중 각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이제는 정규 시즌 경기에 안착 중인 상황이다.
피치컴 시스템은 포수의 손목 밴드에 부착된 푸시버튼 송신기와 포수의 헬멧 패딩에 내장된 수신기가 서로 교신하는 방식이다. 또한 투수를 비롯하여 각 야수들 모자의 땀 밴드 내부에도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송신기에는 다양한 유형의 투구와 위치를 나타내는 버튼이 달려 있는데, 예를 들면 안쪽에는 포심(Four Seam) 패스트볼, 중간에는 커브, 바깥쪽에는 슬라이더 하이 패스트볼 버튼을 배치하여 필요에 따라 알맞은 사인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인 외이도를 우회하는 골전도 기술을 사용하여 음정과 위치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3명의 팀원들이 수비 포지셔닝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웨어러블이 야구에 적용되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또한 차세대 웨어러블은 세탁물의 양을 눈에 띄게 줄여줄 것이다. 최근에는 한 웨어러블 전시회에서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풍부한 생체 고분자(biopolymer)인 폐조개 껍질에서 추출한 섬유로 제작한 남성 및 여성용 셔츠를 선보인 바 있다.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은 특유의 항균성을 지녔기 때문에 일반적인 옷과 비교해 오랜 시간 냄새가 배지 않으며 위생성 또한 뛰어나다. 이는 획기적이지는 않더라도 실용성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웨어러블이 세탁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 충분히 인상적이지 못하다면, 슬림핏 우주복을 구현하는 것은 어떨까. 최근 열린 웨어러블 쇼케이스에서는 '기계식 역압 장갑'(mechanical counter pressure glove)이 선보였는데, 이는 극도의 압력으로 착용자의 피부를 압박하고 우주 공간의 진공을 상쇄하도록 만들어졌다. 브루클린에 위치한 기업으로서 NASA를 비롯한 상업용 우주복을 제작하는 '파이널 프론티어 디자인(Final Frontier Design)'은 “오늘날의 우주복은 부피가 크고 무겁다. NASA의 아르테미스 슈트는 지구에서 무게가 300파운드(약 136kg)가 넘는다. MCP 우주복은 50파운드(약 23kg) 이하로 제작될 수 있으며, 훨씬 더 넓은 이동 범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우주복의 장갑 설계는 각 손가락의 끝부분부터 손바닥과 손목까지 이어지는 스펙트럼의 억제선(restraint line)이 특징으로, 사람과 압력의 부하를 제어한다. 손가락 끝에서 손목까지 이어진 팽창식 주머니는 착용자의 피부에 조절 가능한 압력을 가한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켓 우주선에 탑승할 확률보다 메타버스나 가상 현실 세계의 일환으로 우주를 탐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를 위해 스마트 선글라스가 개발됐다. 디지털로 연결된 안경을 통해 단순히 가상 현실 세계를 탐험하는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할 수 있는 세계가 열린 것이다. 선글라스 제조사 레이밴(Ray-Ban)은 착용자가 스틸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프레임에 설치된 소형 스피커에서 음악이나 전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나 메타버스에 직접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안경을 개발했다.
웨어러블은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헬멧에 부착되는 이 웨어러블은 다양한 임베디드 전자 장치들이 앱과 교신한다. 파로 마트 헬멧(Faro Mart Helmet)에는 근사한 미래형 LED 조명이 장착되어 있어 주행 중인 오토바이 운전자를 눈에 띄기 쉽게 만들어주고, 회전 시에 신호를 보낼 수 있으며, 내장된 가속도계 덕분에 사고나 낙상을 감지할 수도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헬멧은 자동으로 오토바이 운전자의 비상연락처에 미리 설정된 긴급 구조 요청 메시지를 전송한다.
또한 가상으로 위험 천만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데에도 웨어러블이 활용될 수 있다. 사용자에게 진동 경험을 제공하는 햅틱 변환기가 장착된 게이밍 조끼를 착용하면 몰입감 넘치는 오디오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특허를 인정받은 진동 프레임 액추에이터(Oscillating Frame Actuator)는 마치 악기처럼 운율 넘치는 햅틱 경험을 전달하며 가상 현실을 새로운 현실로 만들어준다.
그만큼 웨어러블은 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웨어러블과 함께하는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저자 소개
SJ 바락(SJ Barak)은 기술 컨퍼런스 서킷(Tech Conference Circuit) 정기 연사다. FTI 컨설팅(FTI Consulting)의 선임 디렉터이며 전자공간, B2B 컨텍스트의 소셜 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배포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기계장치, 전자제품, 그리고 공상과학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식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