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투시 기술을 혁신하는 초경량 OLED
야간 투시경(night vision goggles)은 군수 분야 응용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던 1930년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이 기술은 폭넓게 도입되었습니다. 그 후 이 기술은 수십 년 동안 발전해 왔지만, 이들 기기는 여전히 부피가 크고, 비싸며, 무겁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야간 투시 시스템은 근적외선을 전자(electron)로 변환하고, 이 전자가 진공을 통해 스크린에 도달하여 가시광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빛은 약 10,000배 증폭되므로 사용자는 어둠 속에서도 명확히 사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의 단점은 전력 소모가 크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장치의 크기 및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는 상당한 설계상의 과제를 야기합니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역시 적외선을 가시광으로 변환할 수 있지만, 기존에는 1:1 비율로만 가능했습니다. 새로운 OLED는 이 비율을 바꿔, 입력되는 하나의 광자(photon)마다 여러 개의 출력 광자를 생성합니다. 미시간 대학교 연구진[1]에 따르면, 이 새로운 OLED 접근법은 소형·경량 안경에 적용될 경우 장시간 사용에 적합하면서도 더 저렴한 장치 개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야간 투시 기술을 혁신하는 초경량 OLED (출처: Marcin Szczepanski, Michigan Engineering)
작동 원리
이 새로운 OLED 솔루션은 기존의 고전압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근적외선을 가시광으로 변환 및 증폭하며, 100배 이상의 증폭을 달성합니다. 놀랍게도, 이 빛의 증폭은 1마이크로미터(0.001mm)도 되지 않는 초박막 적층 구조 내에서 일어납니다. 이는 일반적인 머리카락 굵기(약 50마이크로미터)보다 훨씬 얇습니다. 기존 영상 증폭기보다 훨씬 낮은 전압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줄고 배터리 수명도 길어집니다.
이 디바이스는 광자를 흡수하는 층과 5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OLED 적층 구조를 결합하여, 적외선을 전자로, 다시 전자를 가시광 광자로 변환합니다. 이때 단순히 1:1로 변환되는 것이 아니라, 전자가 OLED 적층 구조를 통과할 때마다 5개의 광자가 생성됩니다. 이로 인해 동일한 입력 빛으로부터 더 많은 출력 빛이 생성됩니다.
기존의 OLED는 근적외선을 가시광으로 변환할 수는 있었지만, 순수한 광자 증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시간 대학교 연구팀(크리스 기빙크(Chris Giebink) 교수와 라주 람판데(Raju Lampande) 박사후과정 연구원 주도)은 그들의 연구 결과를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2]에 발표하면서, 박막 소자에서 최초로 높은 광자 이득을 입증했습니다.
연구진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와 기존 OLED 기술을 활용하여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개선했습니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기술, 업컨버전 이미징, 뉴로모픽 광전자공학 등 중요한 분야에서의 발전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메모리 기능
이 접근법이 독특한 이유는 OLED에서 메모리 효과(memory effect)가 나타나, 컴퓨터 비전 시스템이 빛 신호와 이미지를 감지하고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은 ‘히스테리시스(hysteresis)’라고 불리는데, 일반적으로 시스템의 현재 상태의 일부가 과거 입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OLED에서의 히스테리시스는 특정 순간의 광 출력이 과거 빛의 세기와 노출 시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하며, 이를 통해 디바이스는 과거의 조명을 “기억”하여 현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기빙크 교수는 히스테리시스를 “업컨버전 OLED에 빛을 비추면 빛을 내기 시작하고, 빛을 끄면 출력도 멈춘다”[3]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장치는 시간이 지나도 ‘켜진(on)’ 상태에 머물 수 있으며, 이러한 독특한 메모리 동작은 인간의 시각 시스템과 유사한 이미지 처리 방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기능은 인간 뇌의 뉴런이 과거 신호를 기억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닮아 있어, OLED가 이미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처리·분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과거 입력을 유지할 수 있는 OLED는 별도의 컴퓨팅 유닛 없이도 직접적으로 입력 이미지를 해석하고 분류할 수 있는 뉴런 유사 연결에 이상적입니다.
군수 및 방산 이외의 분야로 확대
야간 투시 기술이라고 하면 흔히 군수 및 방산 분야를 떠올리곤 하는데, 초경량 OLED의 가능성은 그보다 훨씬 넓은 분야로 확장됩니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경찰관이나 긴급 구조 인력이 사용할 수 있는 소형 휴대용 야간 투시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도시 안전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OLED 야간 투시는 IoT 네트워크와 연계되어 어두운 공간에서 스마트 모니터링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뉴욕[4]과 싱가포르[5] 같은 도시들은 이미 차세대 스마트 시티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에 이 기술이 제공하는 이점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는 OLED 야간 투시 센서를 통해 야간 상황에서의 물체 탐지 성능을 개선하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이 기술은 증강현실(AR), 웨어러블, 산업용 또는 야생 관찰 애호가들을 위한 다양한 활용 사례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AR 안경은 하이커나 사진가를 위해 야생동물의 실시간 지도 오버레이를 제공할 수 있으며, 건설 노동자는 OLED를 활용하여 작업 안전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태 활동가들은 이 기술이 탑재된 소형 장치를 활용하여 외딴 지역의 야간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응용은 OLED 기반 야간 투시의 잠재적 혜택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보여줍니다.
야간 투시 기술의 미래
OLED 기반 야간 투시는 우리가 야간에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미시간 대학교 연구진은 고전압·고전력에 의존하는 구형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소형·박막 장치에서 높은 광자 이득을 달성했습니다.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빛을 증폭할 수 있다는 점은 방산과 감시에서부터 웨어러블, 자율주행 차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채택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번 성과는 OLED 조명 솔루션의 선두 기업인 OLEDWorks와 항공우주·방위 분야의 주요 혁신 기업인 RTX의 협력과, DARPA의 자금 지원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출처
[1] https://news.umich.edu/an-oled-for-compact-lightweight-night-vision/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6-024-01520-0
[3] https://news.umich.edu/an-oled-for-compact-lightweight-night-vision/
[4] https://www.nyc.gov/content/oti/pages/press-releases/oti-launches-nyc-smart-city-testbed-program-drones-pilot-lower-greenhouse-buildings-gas-emissions
[5] https://www.smartnation.gov.sg/initiatives/urban-liv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