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보조에서 레벨3 자율주행 그 너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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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캠벨(Matt Campbell),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2024년 4월 30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US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NHTS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신차에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ADAS)이 일정 수준 이상 탑재되어 있다.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에 따르면 미국 신차의 90% 이상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탑재하고 있으며, 신차의 절반은 스티어링과 속도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1] 그러나 미국 내 자동차 제조사들 중 운전자가 ADAS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도로에서 눈을 뗄 수 있는 SAE 주행 자동화 레벨 3을 충족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제조사는 단 한 곳뿐이다.
이 글에서는 최초의 레벨 3 준수 시스템인 SAE 레벨은 물론, 도로 위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향한 다음 단계의 기술 및 고려 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빠르게 발전하는 자율주행 기술
메르세데스-벤츠는 2024년형 S클래스 및 EQS 세단에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 옵션을 적용한 SAE 레벨 3 기능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현재 미국 도로에는 레벨 4 차량이 운행되고 있지만, 이는 상업용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차량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구매할 수 없다. 2021년 일본에서 레벨 3 기능이 탑재된 레전드 모델을 출시한 혼다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도 레벨 3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 이와 같은 차량들은 자동차 기술의 최첨단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전례 없이 운전자에서 차량으로 책임을 이양하면서 규제 프레임워크의 경계를 뛰어넘고 있다. ADAS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법률 및 규제 분야도 발전해야 한다.
자동차 주행 자동화에 대한 SAE 레벨
우선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이란 무엇인지 살펴보자.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는 사용자 개입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따라 6단계의 주행 자동화 수준을 규정했다(그림 1). 이 차트에서는 레벨 2에서 레벨 3으로 크게 도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레벨 2 차량은 속도와 차선을 유지할 수 있지만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운전자는 여전히 운전 중인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레벨 3에서는 자동화 기능이 작동할 때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도로에서 주의를 뗄 수 있다.

그림 1: SAE의 주행 자동화 레벨. (출처: SAE International)
레벨 2와 레벨 3의 차이는 기술만큼이나 법규에 따른 차이도 크다. 레벨 2와 레벨 3 차량 모두 다른 차량 뒤에서 속도를 유지하며 차선을 지킬 수 있다. 차이점은 레벨 2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레벨 3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제조사에서 책임을 진다. 이 중요한 차이점은 법의 관점에서 볼 때 운전자는 레벨 3 자동화 기능이 활성화된 차량을 실제로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레벨 2에서 레벨 3으로 넘어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과제는 바로 인적 요소이다. 레벨 2 차량의 운전자는 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도로 상황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쉽게 차량을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인간은 작업 전환에 있어 효율이 높지 않으며, 특히 책을 읽거나 모바일 게임에 몰두하는 경우에는 다시 '운전 모드'로 돌아오기 위해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German Insurers Accident Research의 한 연구에서는 자동화 기능이 활성화된 동안 운전자 인수를 요청하는 레벨 3 차량을 에뮬레이션하는 운전 시뮬레이터에 운전자를 배치했다.[2] 그 결과, 특히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콘솔 내 테트리스 게임 등 운전 외적인 작업에 몰두한 운전자는 그렇지 않은 운전자보다 페달에 발을 올리고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도로, 속도계, 백미러를 주시하는 데 5초가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초가 길지 않은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시속 120km/h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은 그 시간 동안 165m를 이동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레벨 3의 위험과 보상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 주의가 산만한 사람이 작업을 빠르게 전환하면 시스템에 큰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포드의 자율주행차 초기 테스트에서 테스트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잠이 들었다.[3] 메르세데스-벤츠의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은 자율주행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설정하여 인적 요소를 완화한다. 카메라는 운전자가 깨어 있으며 도로를 주시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센서는 시트가 기울어지는지 감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포드의 졸음운전 테스트로부터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 운전자들은 미국법에 따라 휴대폰으로 웹 서핑을 할 수 없지만,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는 웹 브라우징이나 앱, 게임 작동과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레벨 3 도달에 이바지한 기술
자율주행 차량은 주로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 세 가지 기술을 활용하여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레이더
레이더의 경우에는 2000년대 중반 레이더 기반 사각지대 모니터가 출시되는 등 자동차 업계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레이더 시스템은 무선 펄스를 방출하고 반사된 펄스를 측정하여 물체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한다. 오늘날 차량용 레이더는 77GHz의 주파수 대역에서 작동하며, 기존 24GHz 차량용 레이더보다 더 높은 분해능을 제공하고 더 작은 안테나를 필요로 한다. 차량용 레이더는 충돌 감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근접 모니터링에 사용된다. 레이더는 비, 안개와 같이 사람이 운전할 때 시야 확보가 어려운 조건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다
라이다(Lidar)는 근적외선 스펙트럼의 광 펄스를 사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레이더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차량용 라이다 시스템은 905nm 또는 1550nm의 파장을 방출하여 밀리미터 파장 77GHz 레이더에 비해 탁월한 분해능을 제공한다. 라이더의 넓은 시야각과 높은 분해능 덕분에 자율주행 차량은 주변 3D 지도를 생성하여 다른 차량, 차선 표시, 보행자, 도로 위 또는 근처의 물체를 추적할 수 있다. 라이더의 단점은 레이더와 카메라 시스템보다 가격대가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기 자율주행 차량 프로토타입에 사용된 대형 방사 장치는 각각 수만 달러에 달했다. 이후에는 자동차 업계의 수요로 인해 더 작고 저렴한 특수 목적 라이더 시스템이 개발되었으며, 이는 초기 차량용 라이더 시스템에 비해 단위당 비용을 10배 이상 낮췄다.
카메라
최초의 백업 카메라는 1956년 뷰익 센츄리온(Buick Centurion) 콘셉트카에서 모습을 나타냈다.[4] 최근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용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컴팩트한 크기에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카메라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카메라는 NHTSA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에 백업 카메라를 의무화한 2018년부터 표준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와 EU도 비슷한 의무를 따랐다. 오늘날의 자동차에는 사각지대 카메라와 360도 뷰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 운전자와 차량 모두 차량 주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는 라이다보다 훨씬 더 높은 분해능을 제공하며 실시간 이미지 처리와 결합되면 다양한 물체를 빠르게 식별할 수 있다.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는 각각 고유한 장단점이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 시스템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요구 사항과 예산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표 1에는 각 센서 유형의 주요 장단점이 요약되어 있다.
표 1: 차량용 비전 센서 타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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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타입 |
장점 |
단점 |
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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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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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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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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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양한 조건에서 작동하는 강력한 차량용 비전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보완 센서를 사용한다. 메르세데스의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은 카메라, 라이더, 레이더, 초음파 센서를 사용하여 차량 주변 환경에 대한 포괄적인 그림을 그린다.
오늘날 도로의 준비 현황
필자는 예측할 수 없는 도로 상황으로 인해 자율주행 차량이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앞서 설명한 바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최첨단이라 할지라도 너무 닳아 희미해진 차선 표시를 따라갈 수 없다(그림 2). 운전자는 차선 표시가 마모되었거나 기상 조건으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 어디로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판단해야 할 때가 있다. 또한 공사 구역에서는 임시 차선 표시를 사용하여 새로운 교통 패턴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응급차가 지나가는 상황이나 교통경찰의 수신호는 도로 표지판과 신호등보다 우선시되기도 한다. 때로는 인접 차선을 이용해 도로의 포트홀이나 잔해물을 피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림 2: 복잡한 도로 상황은 자율주행 차량에게 있어 인간보다 판단하기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이다(출처: Steven/stock.adobe.com)
이처럼 운전자가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정해진 차선 표시의 규칙을 '융통성 있게 위반해야 하는' 상황들도 많다. 레벨 2 및 레벨 3 시스템의 장점은 차량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운전자가 대신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벨 4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할 때 운전자에게 의존할 수 없다. 현재 레벨 4 무인 택시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지오펜스(Geofence, 가상 울타리)가 설치된 지역 내에서 원활하게 작동하지만, 빈 차량이 공사 현장으로 진입하는 뉴스 보도를 종종 볼 수 있듯이 공사 구역에서는 가끔 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율주행 차량의 엔지니어링 과제는 오늘날의 기준에서 보면 매우 사소한, 로봇이 선을 따라가도록 프로그래밍하여 도로를 질서 정연하게 주행하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진정한 과제는 차량이 명시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특수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머신러닝이 중요해진다. 이미 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이 기록한 시나리오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알고리즘을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한다. 그런 다음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이 서로의 경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차량에 무선 업데이트를 푸시하여 피드백 루프를 완성할 수 있다. 차량이 건설 중인 상황이나 응급차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주행 상황을 더 자주 접하게 되면 향후 특수 상황에 대비하여 더 깊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컴퓨터 비전은 차량 카메라가 다른 차량, 보행자, 도로 표지판, 나무, 동물 등 차량이 지나치는 수많은 사물을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고도로 훈련된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은 차량의 제한된 처리 능력과 실시간 추론의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이는 현재 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이 실제 데이터의 피드백 루프를 생성하여 알고리즘을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기술은 경이로우나, 법적 문제는 복잡하다
레벨 3 차량은 기술적 관점만큼이나 법적 관점에서도 복잡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므로 SAE 표준에 명시된 규정을 따른다: 레벨 3 이상에서는 운전석에 탑승한 사람을 운전자로 간주하지 않는다. 운전자와 차량 간에 서로 책임을 넘기는 것은 미국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NHTSA와 같은 규제 기관은 최신 규정을 알리기 위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업무에 적용되는 규제 환경과 표준을 이해해야 한다.
자율주행 차량은 흥미로운 법적 엣지 케이스(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특정 조건에 따라 결과가 변하는 경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스마트 서먼(Smart Summon)이라는 옵션을 제공하여 차량이 주차된 위치에서 사용자에게 스스로 운전해 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법적 관점에서 볼 때, 자동차 사용자는 실제로 자동차에 탑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발생시킨 모든 피해에 대해 여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NHTSA는 2021년 레벨 2 ADAS 기능이 활성화된 차량의 모든 충돌 사고와 관련하여 에어백의 작동 여부와 사람의 부상 여부, 보행자 또는 자전거 운전자의 포함 여부는 조사를 위해 보고해야 한다는 상임 명령을 발표했다.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된 충돌 사고는 전체 충돌 사고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논의의 불씨가 된다. 사고 이후 자율주행 기능의 안전과 책임에 대한 논의는 자동차 제조사들과 운전자 사이에 명확한 역할과 책임이 정의되어야 한다는 대중의 관심을 반영한다.
레벨 2 지원 차량 내 운전자가 착각하여 레벨 3 또는 레벨 4 차량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와 차량의 책임에 대해 숙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근래의 어느 광고 영상에서는 레벨 2 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독서, 수면, 식사 등을 즐기는 운전자가 등장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 기능의 한계를 운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하며, 운전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에는 여전히 운전자 스스로 차량을 제어해야 한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드라이브 파일럿 사용자들은 해당 기능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교육용 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더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레벨 3 및 최종적으로 레벨 4 기능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됨에 따라 향후에는 이와 유사한 의무 지침이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미래
레벨 3 자율주행차는 도로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이다. 이 최첨단 기술은 현재 제한된 지역에서만 사용되고 있지만, 레벨 1 및 레벨 2 ADAS 기능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널리 보급되고 있다. 도로에서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더 스마트한 차량은 기술 및 법적 한계를 뛰어넘는다. 레벨 4 소비자 차량 시대로 나아가는 길에는 레벨 3 및 상용 레벨 4 차량에서 배운 것을 개선하고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는 것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1] Jeff S. Bartlett, “How Much Automation Does Your Car Really Have?,” Consumer Reports, November 4, 2021, https://www.consumerreports.org/cars/automotive-technology/how-much-automation-does-your-car-really-have-level-2-a3543419955/.
[2] Matthias Kuehn, Tobias Vogelpohl, Mark Vollrath, “Takeover Times in Highly Automated Driving (Level 3).” (Paper presented at the 25th International Technical Conference on the Enhanced Safety of Vehicles (ESV), Detroit, MI, June 5–8, 2017), https://trid.trb.org/view/1485287.
[3] Michael Cantu, “Ford Engineers Can’t Stay Awake in Driverless Cars,” MotorTrend, February 20, 2017, https://www.motortrend.com/news/ford-engineers-cant-stay-awake-in-driverless-cars/.
[4] Jeff Peek, “Rearview Cameras Have Been around Longer than You Think,” Hagerty Media, May 3, 2023, https://www.hagerty.com/media/automotive-history/looking-back-rearview-cameras-have-been-around-longer-than-you-th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