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4.0을 가속화하는 싱글 페어 이더넷(SPE) 기술
스마트 제조는 초도 생산 단계부터 정상 작동하도록 구축되어 비용과 자원을 절약하는 데 있어 도움을 준다. (출처: panuwat - stock.adobe.com)
1970년대에 등장한 '인더스트리 3.0'이라는 용어는 자동화를 촉진하고 생산성, 정확도,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 기술(IT)을 끌어안은, 제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했다. 최근 인더스트리 4.0이 본격화하면서 스마트 기술, M2M(Machine-to-Machine) 통신, 머신 러닝(ML)을 통해 대규모의 산업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둘의 주요한 차이점은, 인더스트리 3.0은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인간이 정보를 제공하는 데 반해 인더스트리 4.0은 디지털 정보를 사용하여 대부분의 프로세스를 인간의 개입 없이 최적화한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더스트리 4.0은 이제 공장 내 설계 사무실과 제조 현장 사이의 연결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CAD(Computer-Aided Design)는 M2M 통신을 활용하여 머신 툴과 통신하고 직접 프로그래밍하여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그러면 머신 툴은 CAD와 통신하면서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알려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
산업용 사물 인터넷 (IIoT)은 제조사들이 인더스트리 4.0 솔루션을 구축하는 플랫폼이다. 이 네트워크의 중요한 역할은 센서를 통해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고, 해당 데이터를 사용하여 기계 작동을 제어하고 향상시키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는 것이다.
IIoT를 구현하는 일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투자 비용일 것이다. 향상된 설계와 제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 향상 및 불량품 생산 저감을 달성한다면 투자는 성공한 셈이겠지만, 자본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모든 것은 인더스트리 4.0 채택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입증되고, 액세스 가능하며, 비교적 저렴한 이더넷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공장 IIoT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산업용 이더넷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유선 네트워킹 옵션인 이더넷(Ethernet)은 우수한 벤더 지원과 IP 상호 운용성을 제공한다. 또한 한 세트의 케이블 연결만으로 센서나 액추에이터, 카메라에 전원 공급과 함께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다.
견고한 커넥터와 케이블이 특징인 ‘산업용 이더넷’은 컨수머 버전의 이더넷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산업 자동화에 입증되고 성숙한 기술을 제공한다. 산업용 이더넷을 사용하면 중요한 정보를 전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독자가 원격으로 작업 현장의 기계, PLC 및 컨트롤러에 쉽게 액세스할 수 있다.
하지만 표준 이더넷 프로토콜은 패킷이 손실되기 쉽기 때문에 지연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며 빠르게 움직이는 조립 라인에는 적합하지 않다. 산업용 이더넷 하드웨어는 이러한 표준 프로토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더넷/IP, ModbusTCP, PROFINET 등 지연시간이 고정적이고 짧은 산업용 프로토콜과 함께 사용된다.
산업용 이더넷은 배포 시 표준 제품으로부터 향상된 버전인 CAT 5e를 사용하며, 정식 기가비트 이더넷의 경우 CAT 6 케이블을 사용한다. 예컨대, CAT 5e 케이블은 4쌍의 트위스티드 페어(twisted pair)로 결합된 8개의 와이어로 구성된다. 여기서 '트위스팅', 즉 꼬임은 각 와이어 쌍 사이의 신호 간섭(크로스 토크)을 제한하며, ‘페어’, 즉 한 쌍의 와이어는 전이중 통신의 양쪽 측면을 모두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가비트 이더넷과 같은 고속 시스템의 경우, 4쌍의 와이어 모두 데이터 전송에 사용된다. 처리량에 대한 요구 사항이 낮은 시스템(최대 100Mbps)의 경우 두 쌍의 트위스티드 페어만으로 작동이 가능해, 나머지 쌍은 전원공급이나 기존 방식의 전화 서비스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용 솔루션
IIoT 구축에 CAT 5e 케이블을 사용할 때의 한 가지 단점은 많은 작업에 있어 과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속 이더넷은 CAD로 머신 툴을 프로그래밍할 때에는 좋은 선택이지만, 센서가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를 감지하여 보고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작업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더넷 기반 IIoT가 적은 양의 센서 정보만 수집하여 제조 공정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 소량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수 킬로미터 길이의 CAT 5e 케이블 연결을 구축한다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은 투자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용에 민감한 산업 부문이라면 보다 비용 효율적인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이 같은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제조사들은 센서와 시스템을 연결하는데 굳이 이더넷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애플리케이션에 값비싼 케이블에 투자하는 대신, 훨씬 합리적인 가격의 전용 필드버스로 전환했다. 이 같은 필드버스는 주로 산업용 계측 및 원격 I/O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며, 최대 1km의 케이블 길이와 최대 10Mbps의 미가공 데이터 처리량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HART, PROFIBUS PA, 4-20mA와 같은 전용 필드버스 옵션 중 많은 기술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일 트위스티드 페어 케이블을 사용한다.
오늘날 인더스트리 4.0을 구현하는 공장들은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CAD 같은 용도로는 표준 이더넷을, 엔지니어링 운영이나 공장 자산 관리에는 산업용 이더넷을, 그리고 계측이나 원격 I/O용으로는 전용 필드버스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그리 바람직한 구현은 아니다. 왜냐하면 ERP나 CAD, 엔지니어링 운영이나 공장 자산 관리는 함께 잘 작동하지만, 나머지는 상호 운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싱글 페어 이더넷(SPE)의 도입
최근에 소개된 이더넷 규격 개정안인 IEEE 802.3cg는 오늘날 비(非) 이더넷 필드버스 기술들에 의해 지원되는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개정안은 모든 공장의 인더스트리 4.0 운영에 이더넷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지지를 얻고 있다. 메인 공장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원격 터미널을 거쳐 가장 낮은 수준의 온도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비는 단일 표준 프로토콜을 통해 서로 통신할 수 있다.
개정안에서 다루는 주요 부품은 싱글 페어 이더넷(SPE) 케이블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산업용 이더넷의 멀티 페어 CAT 5e 케이블이 아닌 단일 트위스티드 페어로만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는 건물의 통신 배선에 대한 비용과 부피를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공장 소유주에게 커다란 이득이다. 더 좋은 점은 새로운 이더넷 커넥터를 사용하더라도 기존의 전용 필드버스 단일 트위스티드 페어 배선을 SPE 용도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새 케이블로 교체하기 위해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오래된 케이블을 뜯어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IEEE 802.3cg는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두 가지 새로운 물리 계층(PHY)을 도입했다. 하나는 단거리 애플리케이션(최대 15m)용이며, 다른 하나는 최대 1km 도달 범위용으로서, 잡음 내성을 높이기 위한 증폭 전송 레벨 옵션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저전력 유휴 모드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
'RFT(Right First Time)'의 중요성
오늘날의 제조 과정에는 정밀도와 반복성이 생명이다. 부품이나 하위 부품은 수천 가지의 최종 제품에서 활용 가능하고 수년 동안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엄격한 공차로 제조되어야 한다. 오늘날 출시되는 하이엔드 기계식 워치나 최신 스마트폰의 제조에서 볼 수 있듯이, 제품들이 점점 더 작고 복잡해질수록 더욱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IIoT는 실시간 제어를 가능하게 하고, 통제 불능한 상태가 되기 전에 편차를 발견함으로써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초기부터 제품이 정상적으로 제작된다면 고객이 실패하거나 보증을 청구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초기부터 제품을 올바르게 제작함으로써 에너지의 사용과 배기가스 배출, 귀중 물질의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맺음말
싱글 페어 이더넷(SPE)은 공장 전반에 걸쳐 가장 낮은 수준의 센서 작동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산업용 이더넷 활용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는 제조 운영을 향상시키고 머신 러닝(ML)과 인공 지능(AI) 같은 신기술의 영향을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심층 데이터를 보다 쉽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저자 소개
스티븐 키핑(Steven Keeping)은 영국 브라이튼 대학에서 공학학사를 취득했으며, Eurotherm과 BOC의 전자 부서에서 7년 간 재직했다. 그 다음에는 전자 제조 잡지 분야로 옮겨서 13년 간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를 오가며 Trinity Mirror, CMP, RBI에서 What's New in Electronics와 Australian Electronics Engineering을 비롯해서 전자 제조, 테스트, 설계 잡지의 편집자 및 발행인 직책을 역임했다. 2006년에는 전자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프리랜서 기고가로 전향했다. 현재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