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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부 없는 커넥터 설계가 가능할까?

글/데이비드 파이크(David Pike), 마우저 일렉트로닉스(Mouser Electronics) 

접점부 없는 커넥터 설계가 가능할까

(출처:Mister/stock.adobe.com; AI로 생성)

 

접점부(contact)는 오랫동안 모든 커넥터의 핵심 구성 요소로, 전력과 데이터를 전달해왔다. 그러나 접점부는 반복적인 사용과 작동 중에 커넥터 설계에서 가장 손상되기 쉬운 요소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접점부가 왜 커넥터의 가장 큰 약점이 될 수 있는지, 기존의 물리적 접점부 설계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이 있는지,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왜 그러한 대안을 필요로 하는지를 살펴본다.

 
접점부의 전도성과 강도

 
커넥터는 일단 결합된 다음에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다. 커넥터는 분리될 때까지 제자리에 유지되지만, 결합과 분리 과정 자체가 손상의 원인이 된다. 전기적 접점부는 일반적으로 우수한 전도성과 기계적 강도를 모두 갖춘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스탬핑이나 가공과 같은 방식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어야 한다. 순수한 구리는 뛰어난 전도체이지만 너무 부드럽고 필요한 스프링 특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요구되는 성능을 얻기 위해 일반적으로 황동이나 베릴륨 구리와 같은 구리 합금이 접점부의 소재로 사용된다.

 
접점부로 인한 손상

 
강건한 전도성과 강도 외에도, 접점부 구조는 사용 중 물리적 접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두 접점부 사이에 일정한 압력을 형성해 진동이나 충격으로 인해 접점부가 분리되지 않도록 설계를 한다. 그러나 커넥터를 결합할 때 필요한 압력이 접점부 표면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결합과 분리를 몇 번만 수행해도 접점부의 맞닿는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해당 표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마치 봉우리와 틈이 많은 빙하의 표면처럼 보인다.

 
접점부의 맞닿는 면이 손상되면 커넥터의 성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새 접점부의 매끄러운 표면과 달리, 손상된 접점부는 실제로 접촉하는 면적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커넥터 시스템의 전기적 저항이 증가하게 된다. 전력 커넥터의 경우 이러한 저항 증가는 불필요한 열을 발생시키며, 고속 데이터 커넥터에서는 전도성 저하로 인해 신호 무결성이 손상되어 중요한 데이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도금되지 않은 두 금속 표면의 움직임은 커넥터 고장의 주요 원인으로, 결합 과정뿐만 아니라 정상 작동 중 발생하는 미세 진동(fretting)에 의해서도 손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이유로 커넥터의 금속 표면을 도금 처리한다. 금은 전도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자체 윤활성이 있어, 커넥터를 결합할 때 필요한 힘을 줄이고 그에 따른 손상을 최소화하며 커넥터의 수명을 연장한다. 

 
커넥터 설계 엔지니어들은 작동 중 발생하는 손상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혁신적인 설계를 개발해왔다. 이러한 설계의 목표는 서로 결합되어야 할 한 쌍의 커넥터들 간에 안정적인 전기적 접촉을 유지하면서도 결합에 필요한 힘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접점부 설계 방식: 전통적 vs 비전통적

 
전통적인 커넥터는 핀과 소켓 구조를 사용하며, 견고한 수컷 핀(male pin)이 리셉터클 안에 삽입되는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커넥터는 진동이 가해지더라도 단단히 결합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핀-소켓 구조는 360도 전 방향 결합이 가능해 진동이 많은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혹독한 조건에서 요구되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두꺼운 금 도금이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또 다른 설계 방식은 ‘와이핑 방식(wiping-style)’의 접점부를 사용하는 USB 커넥터이다. 이 방식은 핀과 소켓 구조 대신, 결합 시 서로 미끄러지듯 접촉하는 두 개의 스프링형 표면을 사용한다. 이러한 구조는 결합 시 필요한 압력을 최소화하고 커넥터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최신 USB 커넥터는 수천 번 이상의 결합·분리 주기를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다. 군용 원형 커넥터(MIL-Spec circular connector)가 일반적으로 약 500회의 결합 주기 성능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놀라운 수준이다.

 
그러나 USB 커넥터의 높은 내구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솔루션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산업용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일례로 산업용 로봇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각 부분 간에 전력과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한 연결이 필요하다. 로봇의 전체 수명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연결부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휘는 동작을 계속 해야 하는 케이블은 언젠가는 끊어질 수도 있고, 커넥터는 마모된다. 회전식 커넥터(rotational connector)가 존재하긴 하지만, 매우 특수하고 가격도 비싸다. 그렇다면 설계 엔지니어는 이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

 
커넥터를 없앤다면?

 
5G부터 블루투스(Bluetooth®)에 이르기까지, 무선 통신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일부 설계 엔지니어들은 커넥터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신 세대의 무선 통신 기술이 속도 면에서 기존의 유선 연결 방식에 견줄 수 있을 만큼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넥터가 완전히 사라지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전력 전송

 
커넥터 없는 설계를 고민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전원 공급이다.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지만, 필요한 전력을 유선 없이 공급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엔지니어와 공상과학 작가들은 수년 전부터 마이크로파, 레이저, 혹은 전파를 통해 전력을 전달할 수 있다고 제안해왔다. 이러한 개념은 이론적으로는 현재의 전력망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에너지 절감을 강조하는 시대에, 전력을 마이크로파로 변환하는 과정은 시스템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마이크로파 전력 전송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30 ~ 60% 수준의 효율을 나타내며,[1] 여기에 에너지를 공기 중에 전송할 때 발생하는 손실은 포함되지 않는다.

 
무선 전력 전송 방식을 활용할 때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안전성이다. 실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거리까지 전력을 전송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무선 시스템이라면 해당 빔 사이에 위치해 있는 생명체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공장 내부와 같은 근거리 환경에서도, 움직이는 로봇에 정확히 에너지를 전달하면서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매우 복잡한 설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적어도 전원 공급 측면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물리적 연결이 여전히 가장 선호되는 방법이다.

 
간섭과 보안

 
커넥터를 없애는 데 있어서는 간섭 역시 중요한 해결 과제이다. 통상적으로, 커넥터가 사용되는 환경은 이미 다양한 전자기 복사들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는 의도된 신호 외에 원치 않는 간섭들도 포함되어 있다. 모든 무선 시스템이 더 많은 전자파를 방출함에 따라,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자기 스펙트럼이 과부하될 위험이 커진다. 한 사람의 무선 신호는 다른 사람에게 간섭 신호가 될 수 있다. 또한, 사이버 보안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오늘날에는, 무선 신호가 가로채질 경우 보안 취약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물리적 커넥터는 불필요한 EMI(전자파 간섭) 방출을 방지하고 외부 간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차폐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이나 커넥터는 물리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경우에만 도청이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안상으로도 이점이 있다.

 
이러한 여러 제약을 고려하면, 커넥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비접촉식 커넥터 기술

 
커넥터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전제할 경우, 이제 질문은 ‘그렇다면 접점부를 제거할 수 있을까?’로 바뀐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존재한다. 전력을 먼 거리까지 무선으로 전송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지만, 근거리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대안이 이미 존재한다. 유도 결합(inductive coupling)은 무선 충전 기술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근접한 경우에 효과를 발휘하지만, 짧은 거리에서는 매우 효율적이다. 또한 유도 결합은 RF 신호처럼 전자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유도 결합을 통해 데이터나 전력을 전달하는 2부분 구조의 커넥터는 물리적 접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동작할 수 있다.

 
또 다른 기술은 근거리 루프 안테나를 활용하는 RF(무선 주파수) 통신을 사용한다. 유도 결합 방식과 마찬가지로, 이 기술 역시 한 쌍의 커넥터가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맞닿을 필요는 없다. 두 기술을 하나의 커넥터 하우징에 결합하면, 물리적 접촉 없이도 전력과 신호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여전히 한 쌍의 커넥터를 필요로 하지만, 물리적 접촉이 없기 때문에 소재가 마모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커넥터 시스템의 수명은 결합 주기에 의해 제한되지 않으며, 로봇이나 제조 장비처럼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동적 환경에 이상적이다. 또한 한 쌍의 커넥터가 유리판과 같은 장벽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어도 동작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장치가 진공 챔버나 의료용 격리 장치처럼 밀폐된 공간 내부에 위치한 경우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맺음말

 
기존의 접촉식 커넥터는 앞으로도 설계의 중심에 남을 것이다. 기계적 손상과 환경적 요인에 따른 문제에도 불구하고, 단순성과 높은 접근성 덕분에 쉽게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선 통신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인기를 유지하겠지만, 최신 5G 인프라에서도 전통적인 커넥터는 여전히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접촉식 커넥터는 이미 확실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물리적 접촉이 필요 없는 구조는 혹독한 환경에서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이점을 제공한다. 보안성, 신뢰성, 그리고 성능이 요구되는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최신 세대의 비접촉식 커넥터가 설계 엔지니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1]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engineering/microwave-power-transmission

 


 

저자 소개

데이비드 파이크(David Pike)

데이비드 파이크(David Pike)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 업계에서 그의 열정과 전반적인 공학적 지식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의 온라인 닉네임은 ‘커넥터 긱(Connector Geek)’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