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 걷기 돕는 착용형 로봇
소프트 로봇이 파킨슨병 관리 방식을 변화시키는 방법
(출처: Gorodenkoff / stock.adobe.com)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940만 명[1] 이상의 사람들이 앓고 있으며, 그 수는 2040년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이 진행되면 환자들 중 최대 80%가 보행 중 의도치 않게 멈추는 '보행 동결(Freezing of Gait, FoG)' 증상을 경험하게 되며, 이 때문에 종종 낙상하게 되기도 한다.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서포트를 제공하는 소프트 착용형 로봇이 개발되어 보행 동결 문제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획기적인 기술은 하루에 10번 이상의 보행 동결은 물론 잦은 낙상을 경험하는 73세 환자의 이동성을 개선한 연구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파킨슨병에서 보행 동결(FoG)을 방지하기 위한 소프트 로봇 의류(Soft robotic apparel to avert freezing of gait (FoG) in Parkinson’s disease)"라는 연구는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저널에 게재됐다.[2]
보행 동결은 파킨슨병 환자가 갑자기 발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데, 종종걸음을 하거나 걷기를 멈출 때까지 보폭이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다양한 약물, 수술 및 행동 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착용형 로봇은 지금까지 뇌졸중, 뇌성마비, 척수 손상과 같은 신경 질환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보행 동결 연구를 진행한 보스턴 대학교 사르겐트 보건 및 재활 과학 대학(Boston University Sargent College of Health & Rehabilitation Sciences)과 하버드 존 폴슨 공학 및 응용 과학 대학(Harvard John A.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SEAS)의 연구원들은 이전에 소프트 착용형 장치가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엉덩이 부분에 힘을 가해줘 고관절 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을 입증한 바 있다. 이제 세계 최초로 로봇 장치를 이용한 유사한 접근 방식이 파킨슨병의 보행 동결 문제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착용 방법
파킨슨병 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보스턴 대학교(Boston University)의 물리 치료학과 교수이자 신경재활센터 소장인 테리 엘리스(Terry Ellis)와 공동 연구팀을 이끈 코너 월시(Conor Walsh) 공학 및 응용과학 교수(Paul A. Maeder)는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 동결을 방지하기 위해 소프트 착용형 로봇을 활용하려면 엔지니어, 재활학자, 물리 치료사, 생물역학자, 의류 디자이너 간의 협업이 필요했다"[3] 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휴대용 힙 엑소슈트를 개조하여 엉덩이에 힘을 가해 보조하는 소프트 로봇 의류를 설계했다. 이렇게 탄생한 착용형 의류는 케이블 구동 액추에이터와 센서를 사용한다. 이는 엉덩이와 허벅지 주위에 착용하여(그림 1) 다리를 흔들 때 환자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밀어줘 환자가 더 긴 보폭을 얻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리이다. 이는 허리 벨트, 두 개의 허벅지 랩, 내마모성 평직 직물과 가벼운 맞춤형 범포 소재로 제작된 서스펜션 숄더 스트랩을 갖추었다. 액추에이터는 3D 프린팅된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하여 허리 벨트 전면에 장착하고 벨크로를 사용하여 뒷면에 고정한다. 서스펜션 숄더 스트랩은 허리 벨트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한다. 이 설계는 온/오프 스위치가 하나만 있으며, 켜거나 끄는 데 5~10분 정도 걸린다.
그림 1: 허벅지와 엉덩이에 고정된 로봇 의족은 다리가 흔들릴 때 엉덩이를 부드럽게 밀어주어 환자가 걸을 때 더 긴 보폭으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출처: Walsh Biodesign Lab/Harvard SEAS)
이 의류은 작은 로프 윈치 디자인으로 엉덩이를 구부릴 수 있게 해준다. 허리 앞쪽에 장착된 두 개의 윈치에는 각각 모터, 인코더, 허벅지 길이에 걸쳐 있는 Dyneema 로프가 있다. 로프의 한쪽 끝은 모터에, 다른 한쪽 끝은 금속 버클을 통해 허벅지 랩에 부착된다. 이 착용형 장치는 허벅지와 허리에 착용하는 케이블 구동 액추에이터와 센서를 사용한다. 액추에이터는 원통형 드럼에 토크를 전달하여 로프를 감고 외부로부터 엉덩이 주위에 굽힘 움직임을 유도한다. 알고리즘은 걸음걸이를 추정하고 액추에이터를 트리거하여 근육 움직임과 함께 보조 힘을 가하는 데 사용된다.
이 로봇 의류를 구동하는 전자 장치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모터 드라이버, 리튬 이온 배터리 2개가 장착된 맞춤형 보드가 탑재되어 있다. 로프의 인장력을 측정하기 위한 로드 셀 2개는 허벅지 랩에 통합되어 있으며, 두 개는 허벅지 랩 앞쪽에 부착되어 있다. 이 의류에 대한 제어는 각 다리의 독립적인 움직임에 달려 있다. 알고리즘 측정에는 거리와 걸음 시간, 보행 속도, 모든 각도, 엉덩이 굽힘, 관절 가동 범위가 포함된다. 이 의류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무게의 대부분이 허리와 허벅지에 집중되어 있어 가볍다는 점이다.
월시 교수는 "소프트 로봇 의류로부터 약간의 기계적인 지원을 받은 만으로도 즉각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속한 다양한 조건에서 보행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이 장치는 실내에서 걷는 동안 환자들의 보행이 동결되는 현상을 없앴다. 이 연구는 환자들로 하여금 이동성과 독립성을 회복하여 더 유연하고 더 멀리 걸을 수 있게 만들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보행 동결로 인한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환자들에게 실험하다
연구팀은 6개월 동안 5번의 연구 세션에 걸쳐 특정 시간 걷기 실험을 진행하면서 측정을 반복했다. 보행 정지 현상에 대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착용형 로봇이 작동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로봇의 작동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특별한 훈련 없이도 실내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었고, 실외에서는 간헐적으로 동결 증상을 보였다. 또한, 이 장치가 없을 때보다 보행 동결이 훨씬 드물게 발생하는 등 걷기와 대화를 동시에 할 수 있었다.
환자들은 로봇 의류가 집 밖의 다양한 장소에 걸어서 외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소프트 로봇이 보폭을 더 넓힐 수 있게 도와주고 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는 발을 훨씬 많이 끌게 된다. 이 장치는 파킨슨병 환자의 걸음은 물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이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의 소프트 로봇 의류를 활용하여 보행 동결을 예방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보행 동결 발생 메커니즘을 밝혀 기술을 발전시키는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맺음말
의료 로봇의 발전은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접근 방식은 파킨슨병 환자의 이동성을 개선하고 소프트 로봇과 치료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점은, 다양한 의료 질환에 걸쳐 착용형 로봇을 더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일 것이다.
출처
[1] N. Maserejian, L. Vinikoor-Imler, and A. Dilley. “Estimation of the 2020 global population of Parkinson’s disease (PD),” International Parkinson and Movement Disorder Society, https://www.mdsabstracts.org/abstract/estimation-of-the-2020-global-population-of-parkinsons-disease-pd/.
[2] Jinsoo Kim, Franchino Porciuncula, Hee Doo Yang, Nicholas Wendel, Teresa Baker, Andrew Chin, Terry D. Ellis, and Conor J. Walsh. “Soft robotic apparel to avert freezing of gait in Parkinson’s disease,” January 5, 2024,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3-02731-8.
[3] Leah Burrows. “Soft robotic, wearable device improves walking for individual with Parkinson’s disease,” Harvard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https://seas.harvard.edu/news/2024/01/soft-robotic-wearable-device-improves-walking-individual-parkinsons-disease.
저자 소개
캐롤라인 마타스(Carolyn Mathas)는 United Business Media의 EDN 및 EE Times, IHS 360, AspenCore를 비롯한 다양한 회사의 프리랜서 작가/사이트 편집자이다. 마타스는 Securealink 및 Micrium, Inc.의 마케팅 이사였으며 Philips, Altera, Boulder Creek Engineering 및 Lucent Technologies에 홍보, 마케팅 및 집필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녀는 미국 뉴욕공과대학교(New York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고 미국 피닉스 대학교(University of Phoenix)에서 마케팅 학사 학위를 받았다.